특히 그림책은 요구 조건이 특수하고 형식에 제약이 많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내용은 2~8세 어린이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여야 한다.
간결해야 하지만 단순해서는 안 된다.
다른 어린이책과는 달라서 그림책은 거의 예외 없이 소리내어 읽게 된다.
따라서 그림책의 문장은 시에 필적할 만큼 다중구조가 요구된다.
내용과 스타일과 말은 반복해서 읽어도 아이들의 관심을 끌어내기에 충분해야 하며,
읽어주는 어른에게도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
특히 그림책은 요구 조건이 특수하고 형식에 제약이 많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내용은 2~8세 어린이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여야 한다.
간결해야 하지만 단순해서는 안 된다.
다른 어린이책과는 달라서 그림책은 거의 예외 없이 소리내어 읽게 된다.
따라서 그림책의 문장은 시에 필적할 만큼 다중구조가 요구된다.
내용과 스타일과 말은 반복해서 읽어도 아이들의 관심을 끌어내기에 충분해야 하며,
읽어주는 어른에게도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바람직한 하루를 보낸 토요일이었다.
늦잠을 자고 샤워를 하고, 엄마랑 아침 겸 점심을 먹고, 거실 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고,
똘이랑 엄마랑 같이 뒷산 산책을 하고, 사진도 찍고, 집에 와서 쉬다가 피자를 시켜 먹고,
해가 지고 나서는 티비를 켜고 VOD서비스로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 재미있어서 두 번 연달아 보고,
출출해져서 아까 남은 피자 한 조각을 먹으면서 캔맥주를 마시고, 일기를 쓰고 있다.
작년 연말부터 계속 우울한 일기만 쓰고 있어서 조금 마음에 걸린다.
내 생활은 크게 두 갈래로 나눠 볼 수 있다. 하나는 일, 하나는 연애. 식구는 늘 함께하는 거니까 빼고.
일로 말할 것 같으면 폭풍의 계절을 지나 새로운 섬에 안착하는 단계랄까.
작년 7월 중순, 내 블로그에 팀장에 관한 글을 올렸다.
욕이 몇 마디 섞여 있었고, 내가 그동안 부당하다고 생각해 온 일들, 뭐 그런 것들.
팀장이라고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본인은 '이게 내 얘기구나' 짐작할 수 있었던 모양이다.
입사 초반에 혹시나 하다가 설마 하고 잊고 있었는데, 팀장은 내 블로그를 정말로 알고 있었다.
문제의 일기를 읽고 나서 회사에 나에 대한 징계 요청을 했다. 사유는 명예훼손이었다.
징계위원회 조사 전날, 팀장은 나한테 자기 팀에 둘 수 없으니 경리부로 가라고 했다.
경리부에 가느니 회사를 그만두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만두더라도 '블로그에 허위사실을 올린 애'가 되는 건 참을 수 없었다.
사실임을 증명할 수 있는 것들은 전부 다 회사에 제출했다.
도중에 팀장은 징계 요청을 철회했고, 나는 블로그 건으로 어떤 징계도 받지 않았다.
대신 내가 '깐' 문제들 때문에 팀장은 일 개월 감봉을, 나는 경고를 받았다.
그게 작년 8월 초다.
나는 원했던 대로 팀에 남았지만 일이 줄었다. 아주 아주 많이.
블로그를 없애고 싶기도, 없애기 싫기도 했다.
없애기 싫은 마음이 더 커서 도메인만 바꾼 채로 오늘까지 끌고 왔다.
다른 팀으로 발령 받고 나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힘들게 버틴 보람이 있네'였다.
힘들었던 건 맞지만 보람까지는 잘 모르겠다.
팀을 옮기는 바람에 진행하던 책-마지막으로 한 권 남아 있던-을 또 넘겨야 했는데
굉장히 마음이 복잡했다. 상실감이 컸고 화도 났다.
하지만 그건 지난 일, 지난 팀의 시간이고
앞으로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음이 무겁다.
아, 연애는 블로그에 늘 생중계 하다시피 하니까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3년 전에 헤어지고 나서 단 한 번도 정식으로 '재결합'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관계를 이어 왔던 오토남과 (이번에야 말로 진짜) 그만두기로 했다.
아직 미련이 남아서 감정 조절을 못하고 있지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재작년에 오토남 차를 들이받고 나서 썼던 일기를 읽어 보니 부끄럽다.
우화한 나방은 다시 고치로 안 돌아가네 어쩌네 잘난 척해놓고 여태 이 모양이라니.
지금은 술기운에 괜찮지만 월요일 아침엔 또 운전대를 붙잡고 울지도 모른다.
그땐 '아직 눈물이 나오는 게 당연하잖아!'라고, 의연하게 넘기려고 한다.
나한테 이 블로그는 '말 없이 참는 돌' 같은 거다.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면 오래전에 가슴이 터져서 죽었을지도 모른다.
충동적으로 운동화를 주문했다.
점심은 팀 사람들과 같이 먹었다.
오후에는 마케팅 팀과 매출 관련 회의를 했다.
올해 목표는 '연간 500부 이하로 팔리는 책이 없도록 하자!'
퇴근 무렵 관리 실장님이 핸드폰 벨소리를 바꿔달라고 하셨다.
내장된 벨소리 말고 <내 나이가 어때서>란 노래를 따로 받아 달라고.
피쳐폰을 안 쓴 지 오래되어서 한참 헤맸지만 그래도 제대로 바꿔드렸다.
이제 누군가 실장님한테 전화를 걸면
'세월아 비켜라~ 내 나이가 어때서~' 이 후렴구가 나올 것이다.
참, 원래 업무일지는 한글 파일에 썼는데 올해부터 에버노트로 바꿨다.
회사 밖에서 일지를 열어볼 일이 얼마나 있겠냐만은, 그래도.
(줄 바꿔서)
저녁이 되니 가슴이 터질 것 같다.
아침엔 출판단지 주차장에서 혼자 쇼하고, 저녁엔 아울렛 주차장에서 삽질했다.
오늘까지는 오늘이 최악인데, 내일은 오늘보다 더 최악이면 어떡하지.
엄청 깊은 우물 바닥에 떨어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갑자기 죽거나 사라지는 일은 안 생기겠지.
엄마가 감기 기운이 있다고 해서 뱅쇼를 끓였다.
점심 먹고 엄마 한 잔 주고, 나도 마셨다.
뱅쇼를 마시고 나서 어제 읽다 만 텃밭 책을 마저 읽는데 기분이 갑자기 나빠졌다.
결국 내 바닥을 보이고 말았다는 자괴감이 가장 크다.
여기에 오래된 배신감과 분노가 불쑥 불쑥 튀어 나온다.
누가 나를 들어서 다른 시간, 다른 곳으로 옮겨 주면 좋겠다. 대신 꼭 미래로.
점심도 만두, 저녁도 만두.
김연아 쇼트 중계 보고, 텃밭 책 읽다가 낮잠.
셜록 시즌3를 시작한다는데, 아직 시즌2도 안 본 게 생각나서 다운받음.
'다운받음'은 틀린 표현이고 '내려받음'이라고 해야 맞음.
그냥 일기 같은 거 쓰지 말까.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퇴근하고 회사 동료랑 신점을 보러 갔다.
이제 그런 거 다시는 안 보려고 했지만, 신점은 처음이라 궁금한 게 컸다.
알고 싶은 걸 물어보면 방 안에 머무르던 신이 대답해 주는 식이었다.
사람은 죽으면 다른 곳으로 가는 게 맞는데.
여기 있는 이 신들은 무슨 사연이 있길래 지금 이렇게 나를 보고 있나, 생각했다.
점 보고 나오니 9시. 늦은 저녁으로 치킨을 먹고 집에 왔다.
12월 마지막 날 짐을 다 싸서 옮겨 놓고, 오늘은 새 자리에 풀기만 했다.
오후 세 시쯤 정리가 끝났다. 새 회사에 입사한 기분이다.
짐이 많은 것도 아니고 쉬엄쉬엄 했는데도 퇴근할 때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멍하게 운전을 했다. 어떻게 집에 왔는지 잘 모르겠다.
저녁으로는 어제 만든 만두를 먹고, 단 게 먹고 싶어서 꿀을 한 숟갈 퍼먹었다.
몹시 피곤하고 우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