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2013. 12. 13. 07:42 ** 내 몰스킨


엄마가 친구랑 베트남 여행을 갔다.

어제는 휴가를 내고 하루종일 집에 있었다.

오후부터 눈이 펑펑 내렸다.

네 시쯤 그쳤길래 밖으로 나가 눈을 치웠다.

아빠가 쓰던 눈삽을 찾을 수가 없어서

그냥 빗자루로 쓸고 쓰레받기로 떠서 날랐다.

치우는 김에 차 위에 쌓인 눈도 쓸어내렸다.

동네 사람들도 다들 나와서 눈을 치웠다.

휴가를 안 냈으면 우리집만 눈이 그대로일 뻔했다.

어릴 때 겨울 아침에 밖에서 싹싹 싹싹 소리가 나면

'눈이 왔구나!' 알았다.

눈 치우는 소리는 시간이 지나도 똑같구나.

아래층 계단까지 마저 쓸고 들어와서 물을 끓였다.

정향을 다섯 알 넣어 봤다.

소독약맛 비슷하게 났지만 나는 괜찮았다.

엄마가 부쳐놓고 간 호박 부침개를 데워 먹고,

일찌감치 거실에 이부자리를 깔고 누워 똘이랑 놀아줬다.

그러다 아홉 시가 되기 전에 잠이 들었다.

오늘은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서 씻고 똘이 밥 주고 나왔다.

지하철 타고 가는 중이다.

길이 미끄러운 것도 있고,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차를 놓고 왔다.

많이 껴입어서 춥지는 않은데 발이 시렵다.

엄마는 내일 새벽에 온다.

공항버스 타고 수락산 역까지 오면 내가 데리러 가기로 했다.

휴대폰 로밍을 해 갔는데 연락이 안 된다.

조금 걱정이 되지만 패키지 여행이니 별일 없겠지.

오늘이 잘,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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