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출간할 책의 표4를 벌써부터 쓰고 있다.
시간이 많으니 확실히 마음에 여유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더 잘 써지는 건 아니다.
'겸재 정선은 어째서 금강산의 화가라고 불렸을까요?'
까지 쓰고 머리가 텅 비어 버렸다. 바보 아냐!
표4와 보도자료는 역시 마감 최대의 난코스다.
오늘부터 점심 시간에 심학산 등산을 하기로 했다.
등산이라고 하면 되게 거창한데 아무튼 정상까지 갔다 오는 코스다.
심학산 등산로로 통하는 샛길이 회사 바로 옆이라
12시 땡하고 출발하면 쉬엄쉬엄 가도 40분쯤 정상 팔각정(191m)에 도착한다.
거기서 5분 쉬고 빠른 걸음으로 내려오면 딱 1시.
숨도 차고 땀도 나지만, 가을이라 열이 금방 식기도 하고
회사 돌아와서 일 하는 데 지장 없을 정도라 괜찮다.
날이 추워지기 전까지는 꾸준히 해 볼 생각이다.
점심은 현미 주먹밥을 싸 와서 오후 두세시쯤 꼭꼭 씹어 먹는다.
지난 주에는 기시 유스케 책 두 권 <크림슨의 미궁>과 <유리망치>,
르귄의 <보이스>, 팀장이 완전 감동받았다고 두 번이나 말한 <헌법의 풍경>을 샀다.
나한테 읽어보라고 권하지는 않았지만 그 말이 그 말인 듯 싶어 일단 샀다.
<크림슨의 미궁>은 어제 다 읽었고, 오늘부터 <유리망치> 시작이다.
기시 유스케 소설의 은근한 매력 가운데 하나는 섹스 장면이다.
한 번씩은 꼭 나오는데, 만화 <시마 과장>의 베드신을 글로 옮긴 느낌이랄까.
<시마 과장>보다 수위는 낮지만 '전형적인' 남자의 시각이라는 점이 닮았다.
기시 유스케가 맘 먹고 야한 소설을 쓰면 나는 헤어나올 수 없을 것 같다.
음. 얼른 운동하고 씻고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