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경환 선배한테 문자가 왔다.
음 최근 몇달 사이에 받은 문자 중에 가장 반갑고 좋았다.
저녁 때 만나기로 하고 생각해 보니 거의 4년만에 보는 거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 나는 완전 최악의 시절을 보내고 있었는데
종합적으로는 요즘이 그때보다 더 나쁜 것 같다.
금요일에 회사를 못나갔는데 계속 마음에 걸린다.
회사 사람들이 내 식구도 아니고 이해해 주는 것도 한계가 있을 텐데.
월요일부터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해야겠다.
하지만 책상에 앉아 있다가도 갑자기 가슴이 막 뛰거나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 건 내 의지로 참기가 어렵다.
지난 주에 다시마세이조 강연회에 갔다가
4년 전에 나를 최악의 시절로 몰고 갔던 남자애를 보았다.
나한테 먼저 아는 척을 하길래 어색하게 인사했다.
한 가지 미스테리한 것은
우리가 그동안 적어도 5번 이상은 출판단지에서 우연히 마주쳤다는 것이다.
그때마다 서로 모르는 척 해놓고 왜 하필 그날은 나한테 인사를 했을까.
이따 경환 선배한테 물어봐야지. 그럼 분명
"뭘 임마, 그냥 인사하고 싶었나 보지."
라고 하겠지?
만약 다른 대답을 한다면 상당히 고무적일 듯.
그러고 보니 어제부터 아무것도 안 먹었다.
이제 슬슬 씻고 나가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