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는 말했다>는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그림책 작가 이민희의 데뷔작으로 2006년 한국 안데르센상 그림책 부문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수상했다. 첫 장면, 라이카와 유리 가가린은 각각 지구를 떠난다. 라이카는 1957년에, 유리 가가린은 그보다 4년 뒤인 1961년에 우주로 향했다. 장면이 진행될수록 라이카는 점점 지구와 멀어지며 작아진다. 라이카에게 우주는 ‘아름답지만 외롭고 배고픈’ 곳이다. 반면 유리 가가린은 지구 중심에서 우주를 바라보다가 역사를 새로 쓰는 감격의 순간을 맞는다. 결과적으로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은 영웅이 되었고, 텅 빈 우주에 홀로 남겨진 라이카는 사람들에게서 잊혀진다.
그러나 <라이카는 말했다>가 집중하는 것은 우주 미아가 된 라이카를 향한 연민이 아니다. 중반, 뿌그별에 사는 외계인 욜라욜라에게 발견된 라이카는 기적처럼 구조되어 뿌그별에 도착한다. 그때 라이카는 상기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지구 대표 라이카입니다.’ <라이카는 말했다>의 클라이맥스이자 작가의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다. 이민희는 라이카의 목소리를 빌려 인간중심의 사고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유머러스하게 풍자한다. 내러티브 역시 객관적인 관찰자 시점을 유지하려고 애쓴다. 마치 보고서나 기록영화 느낌이 나도록 장면을 구성했다. 라이카와 유리 가가린의 행로를 양 페이지에서 대조적으로 진행하다가, 첫 번째 전환에서 인간 중심 세계로, 두 번째는 외계인의 세계로, 끝으로는 외계인과 라이카의 세계로 점차 확대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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