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점심-오후
오전에 책상 위에 물을 쏟았다.
물을 닦는 김에 책상도 닦고, 책상 위에 있던 책들도 치웠다.
두 번째 직장 선배가 해준 말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는데,
회사 책상은 사표 내고 3분 안에 치울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
가끔씩 책상이나 서랍 정리를 할 때마다 그 생각이 난다.
내 책상은 3분까지는 무리지만, 15분이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점심때 도서관에 갔다.
엄마가 갑자기 <은교>를 읽고 싶다고 해서 그거랑
<똥꽃><포기하는 용기>를 아직 다 못 읽어서 다시 빌리고
탁동철 선생님의 산골학교 이야기 <달려라 탁샘>과 하루키 책 두 권.
워낙 여러 권이라 뭘 빌릴까 하다가 그중에 가장 손이 덜 탄 책으로 골랐다.
<언더그라운드>랑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원래 빌리려고 했던 김려령의 <우아한 거짓말>은 다음에 보기로 했다.
오후에 현대백화점 직원이라는 사람이 사무실에 왔다.
요는 백화점 카드를 만들라는 거였다.
나는 이상하게 카드 영업하는 사람을 만나면 거절을 못한다.
현대백화점 카드는 엄마가 갖고 있어서 그걸 쓰면 되지만
어차피 연회비 없는 카드니까 그냥 신청했다.
그런데 백화점 직원이 나한테 명함을 달라고 하더니
"혹시 게임할 때 하트 모자라면 게임톡 보내도 되요?" 라고 물었다.
1) 나는 어이가 없어서 "아뇨 싫은데요." 라고 했다.
2) 나는 황당했지만 좀 웃겨서 "네 그러세요" 라고 했다.
정답을 맞추신 분께는 이현주가 고른 좋은 음악 8곡을 보내드리는 걸로. 헤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