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몰스킨

배고픈 얘기랑 회사에서 있었던 일

8yllihc 2013. 10. 28. 20:30

 

오늘로 드디어 레몬디톡스 7일째다.
몸무게는 내일 아침에 마지막으로 재겠지만 일단 3.5키로 줄었다.
내일부터는 보식이다. 하지만 유동식 위주로 먹어야 해서 별로 흥은 안난다.
몸이 괜찮으면 10일까지 늘려 볼까 했는데 그건 무리일 것 같다.
주말에 진짜 힘들었다. 위가 쪼그라드는 느낌이 너무 강렬해서 헛구역질이 났다.
그리고 식탐이 폭발하여 맛집 검색을 세 시간이나 했다.

 

지금 이 순간 가장 먹고 싶은 것은 순대다.
아까는 문득 '순대 샐러드'라는 메뉴가 떠올랐다.
적당하게 채 썬 양파에 로메인과 무순을 곁들이고, 거기에 순대를 토핑하는 거다.
드레싱은 오리엔탈이 좋겠다. 아아 먹고 싶다. 꼭 이렇게 먹어 봐야지.
그리고 곱창도! 이제 막 다 익은 통통한 곱창을 기름장에 찍어 먹는 상상을 한다.
아 또 있다. 나는 불닭볶음면을 아직 못 먹어 봤는데 그게 갑자기 먹고 싶다.
윤쥬현이 엄청 맵다고 했으니 분명 나를 실망시키지 않겠지.
거기에 우리 동네 오징어튀김을 곁들이면 딱이다.
그 길고 두툼한 다리는 수입산 오징어가 분명하지만 그런 건 상관없어.
간장 대신 소금이랑 후추를 뿌려 먹으면 최고다! 
(아 침이 자꾸 나와서 레몬물을 좀 마셔야겠다)
결혼식 끝난 그 다음주 토요일에는 인천에 닭강정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짱짱 맵고 바삭바삭한 닭강정. 한 시간을 기다려도 좋아. 먹고 포장도 해 와야지.
음 그리고 설렁탕도 먹고, 출판단지 빵집에서 파는 한우 버거도 먹어야겠다.
부대찌개랑 불고기도 먹고 싶네. 내가 만든 스팸 초밥도.
엊그제 밤 꿈에는 자기가 공평동 꼼장어집 사장이라고 주장하는 아줌마가 나왔다.
자세한 내용은 잊어 버렸지만, 핵심은 꿈속에서 꼼장어가 엄청 먹고 싶었다는 것이다.

 

아, 오늘 회사 사람한테
'문장이 좀 센치하다는 얘기 듣지 않냐? 글 좀 쓴다는 말 듣지 않냐?
그런데 니 문장 하루키 흉내낸다는 소리 들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하루키 책을 읽어 본 적이 없어서 "전 하루키 한 권도 안 읽었는데요." 라고 대답했다.
나 대학교 1학년 때 여자애들 엄청 꼬시고 다니던, 정우성 닮다 만 어떤 오빠가
맨날 <상실의 시대> 얘기해서 하루키 이미지가 별로 좋지 않다.
잘은 모르지만 예전에 누가 작가별 스타일을 비교-패러디 해 놓은 게시물을 봤는데
거기에 하루키는 주로 섹스, 사정하는 순간을 묘사하는 작가로 나왔다.
내가 블로그에 우울하다고 많이 쓰고, 섹스 얘기도 종종 해서 그렇게 보였나?
그런데 그것보다도 애초에 왜 나한테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아 혹시 그건가?
'니가 글 좀 쓴다고 생각하지? 근데 내가 보기엔 너 하루키 짝퉁이야' 뭐 이런거?
만약 그렇다면 진짜 이상하다. 일 얘기 하다 말고 이게 갑자기 왜 나왔지.
어쨌든 흉내내는 걸로 보일 수도 있다니 하루키 책을 읽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