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몰스킨

늦여름의 빈약한 추억

8yllihc 2013. 9. 19. 19:57



어느 더운 일요일에 꽃게튀김을 해먹었다. 꽃게는 처음 튀겨 보는데, 기름이 튈까봐 무서워서 완전 무장. 

꽃게튀김은 맛있지만 느끼했다. 그래도 들인 수고가 아까워서 참고 계속 먹었다가 다음 날 배탈이 났다. 





봉숭아물도 들였다. 열손가락 다 했는데 색이 흐릿하게 나와서 세 번 들였더니 지금은 손가락 마디까지 완전 빨갛다.

일부러 여름 다 끝나갈 때 들였으니까 첫눈 올때까지 버틸 수 있겠지. 첫사랑은 진작에 끝났지만 뭐 어쨌거나.





옥상에 배추 열세 포기를 심었다. 파주 텃밭에서도 다섯 포기쯤 가져올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김장배추는 자급자족!

아, 모종 심기 전에 흙을 다 쏟은 다음 퇴비랑 섞어서 다시 화분에 나눠 담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엄청 잘 자라고 있다.






또 어느 주말엔가는 엄마랑 세미원에 갔다. 연꽃은 한두 송이밖에 안 남아 있었지만 그래도 시퍼런 게 많아 좋았다. 

천천히 돌아다니다가 양평 시내로 가서 해장국 한 그릇 먹고 집에 왔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에는 7월부터 기다린 백건우 연주회에 다녀왔다. 엄마는 다섯 번째 곡에서 울었다고 한다. 
나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뭐라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느낌이라 꼭 꿈을 꾸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