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몰스킨
금요일
8yllihc
2011. 4. 1. 16:50
엄마가 아프다.
일요일부터 목이 안 좋다고 했는데,
어제 새벽에 목을 가누지 못해서 응급실에 갔다.
한달도 되기 전에 우리집에 구급차가 두 번이나 왔다.
지난 번엔 엄마가 보호자석에 앉고, 나는 택시 타고 따라 갔다.
이번엔 내가 보호자석에 앉았다.
세상에 엄마와 나 둘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수술을 해야할 디스크는 아니지만
5, 6번 경추에 문제가 있어서 통증이 오는 거라고 했다.
내일 오전에 MRI를 찍는다.
내일은 아빠 2재라서 절에 가는 날이다.
엄마가 혼자 병원에 갈 테니 나보고 절에 가라고 한다.
둘밖에 없으니까 같이 움직이지 않으면 혼자다.
마음이 심란해서 점심 때 맥주를 마셨다.
웃으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괜히 미웠다.
집에 아빠 물건들이 너무 많아서 정리할 엄두가 안난다.
지난 주에 옷이랑 이불은 치웠는데 그건 전체의 20%도 안 된다.
지하실부터 옥상까지, 아빠 물건 아닌 게 거의 없다.
그것들을 다 정리하고 나면 아예 집이 없어질 것 같다.
그래서 천천히 하기로 했다.
아빠는 내 이름을 왜 현주라고 지었을까?
그게 왜 이제야 궁금해졌는지 나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