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몰스킨
원피스와 향수
8yllihc
2011. 3. 7. 17:34
내가 다섯 살 때 정말로 좋아한 노란 레이스 원피스다.
여름에 날마다 이것만 입겠다고 조른 기억이 난다.
보통 레이스들은 빳빳하고 따가운데 이 레이스 원피스는 특별했다.
꽉 끼지도 헐렁하지도 않은 퍼프소매에 레이스도 보들보들했다.
쪼그만 4.5등신이라 뭘 입어도 고만고만했겠지만,
이 원피스를 입은 날엔 왠지 더 자신감이 생겼던 듯.
사진 속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다.
지금도 나는 원피스를 좋아한다.
날씬하게 떨어지는 디자인도 좋고, 프린세스 라인으로 퍼지는 원피스도 예쁘다.
예전엔 튜닉 같은 에이라인 원피스를 좋아했는데 요즘엔 안 입는다.
허리를 잡아 주는 편이 1.5배 더 날씬해 보인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내 꿈의 원피스는 질스튜어트다.
입은 사람을 착하고 사랑스러워 보이게 한다.
나중에 월급을 넉넉하게 받게 되면 달마다 한 벌씩 사고 싶다.
집에 질스튜어트 옷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향수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좋아했으니까, 15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시원하고 상큼한 향기(대부분 그렇듯이)를 좋아하다가
머스크로 넘어 갔다 알데히딕과 시프레, 우디를 거쳐 바닐라와 파우더리,
요즘엔 꽃향기가 좋다.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다.
재작년부터 즐겨 뿌리는 향수들은 아래과 같다.
피그아이리스, 루머, 캐시미어미스트, 어딕트샤인, L코럴플라워,
오드메르베이, 오드깡파뉴, 두두, 푸디세이, 메테오리트, 비바라쥬시.
가장 아끼는 것은 겔랑 피그아이리스와 카스텔바작 두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