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몰스킨

이현주

8yllihc 2009. 7. 18. 21:06

편집자도 결국에는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일이 몰릴 때는 하루에 화가 3명을 만나고, 4명과 통화하고, 5명에게 메일을 써야 한다.
한 사람 한 사람한테 집중해야 하지만 사실 그러기가 쉽지 않다.
마감이 코앞에 닥쳐 일정을 챙겨야 하거나,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아는 '선생님'이거나
작품이 끝내주게 좋아 인간적으로 끌리는 사람한테 더 공을 들이게 된다.
하지만 상대편이 그걸 모를까? 모를 리가 없다.
혹시라도 서운해하거나 '이 출판사는 뭐 이렇게 바빠?'라고 생각하지 않도록
매번 성의껏 전화하고 메일을 쓰려고 노력한다.

처음 입사했을 때, 거의 마무리 단계였던 책들이 얼추 끝나간다.
이미 세 권은 나왔고 380p짜리 청소년 소설 한 권이 다음 달에 나와야 한다.
원래 내 것이 아니었는데 담당 편집자가 회사를 그만두는 바람에 나한테 떨어졌다.
남겨진 일들을 떠안는 건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그림책보다 글이 많은 책을 만드는 게 더 좋아서...
그냥 담담하게 받았다. 재미있을 것 같다. 

새로 편집자를 충원해야 해서 지난주에 북에디*에 모집글을 올렸다.
서류 마감이 7월 말인데 벌써 꽤 많은 사람들이 이력서를 보내왔다.
지원 자격은 신입이나 경력 2년 미만이다.
보통 신입을 뽑는 곳이 많지 않으니 어린이책에 관심 있는 사람한테는 분명 좋은 기회다.
똑똑한 것보다도 일단 성실한 사람이 들어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