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몰스킨

크리스마스 이브이브

8yllihc 2008. 12. 23. 17:47




문득 내 책상은 어느 회사에서나 비슷한 정도로 어질러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하는 데 별 필요가 없는 것들을 눈앞에 늘어놓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내 사진이 꼭 있어야 한다.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앉았다가는 대번 불편함을 느낄 정도가 되어야 마음이 편하다.
레고 상자나 마시고 난 음료수캔 따위가 책상 위에 있으면 어쩐지 안심이 된다.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을 읽고 있다. 제목만 보고 눈썰미 좋은 여자에 관한 이야기인 줄로 알았다.
설마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아마 제목에 '감각'이 들어가서 일 것이다.
눈-감각-감각 기관-시신경. 이렇게 연상하는 게 당연하다.
책소개에는 추리소설이라고 나와 있지만 내가 기대한 추리소설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도 무척 흥미진진하다. 중학교 때 존 그리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과 비슷한 흥분을 느낀다.
여기서 다시 한번 연상 과정을 거쳐 오늘 아침에는 'can't take my eyes off you'를 들었다.
존 그리샴-펠리컨 브리프-줄리아 로버츠-컨스피러시-알러뷰베이베. 순서였음.

어제 오토바이를 타고 퇴근하던 오토남은 눈길에 그만 미끌어지고 말았다고 한다.
크게 다친 건 아니고 팔꿈치에 멍이 좀 들었다. 아무튼 오토바이는 위험하다.
오늘은 아침부터 몸살 기운이 있다고 하더니 오후 반차를 내고 퇴근했다.
걱정이 되서 점심 때 종합감기약이랑 파스를 사다 주었다. 입술에 립밤도 발라 주었다.
그다지 조심성 없는 사내 연애가 어느새 두 달이 되어 간다.
아아, 바로 위에 문장 너무 멋낸 것 같다. 부끄러우니까 그만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