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몰스킨

까스텔바작_두두

8yllihc 2007. 8. 13. 01:00

현대 미아점 화장품 마일리지 정산이 15일 까지라고 해서, 오전에 쓰기로 마음 먹은 원고를 미뤄두고 백화점에 갔다. 가자마자 상품권 교환 하고 디올에서 화렌하이트32 만 시향하고 바로 회사로 오려고 했는데 아베다 매장을 지나치지 못하고 샴푸랑 트리트먼트, 에센스, 오일을 사고 말았다. 아니야. '사고 말았다'는 표현은 좋지 않아. '꼭 사려고 했으나 월급날이 아직 남은 관계로 미뤄두었던 것들을 카드의 힘을 빌려 계획보다 좀 일찍 사게 되었다' 가 맞다. 아무튼 주차장으로 내려가려는데 헤라 향수 진열장에 롤리타 렘피카만 있는게 문득 눈에 들어왔다. 이상하다? 까스텔바작이 어디로 갔지? 혹시나 싶어서 물어봤더니 이럴수가. 이미 단종되었고, 매장에 남은 제품도 딱 하나뿐이어서 아예 진열을 안 했다는 거다. 내 마음의 넘버원 까스텔바작이 단종이라니. 정말 좋아했는데. 그래서 안 사고 아껴두었는데. 제일 맛있는 과자는 맨 마지막에 먹어야 하는거잖아! 그런데 이렇게 단종이라니... 너무해.

 

결국. 현대 미아점의 마지막 까스텔바작을 샀다. 이제 더 이상 안 파는 제품이니까 남은 샘플도 드릴게요. 라며 매장 언니가 1.2ml 스틱 샘플을 여섯 개나 넣어 주었다. 슬펐다. 안녕 내 꿈의 향수. 나중에 '아, 이제 모든 걸 다 이루었어. 까스텔바작만 뿌리면 난 완성이야!' 라고 말할 수 있는 때가 오면, 그 때 사려고 미루고 미뤘는데 이렇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어쩌지. 다른 매장에 전화해 보고 남아 있으면 몇 개 더 사둘까? 그 동안은 까스텔바작을 상상하는것 만으로도 충분했으면서, 이제 단종 되었다니 하나를 갖고도 부족한 것 같다. 사람 마음이 이렇다. 한정판, 단종, 품절. 그러면 더 손에 넣고 싶어 진다. 막 욕심이 난다. 아. 마음을 비워야지. 까스텔바작은 내 마음의 넘버원. 그러니까 가끔 너무 너무 그리울 때만 한번씩 뿌리면서 오래 오래 옆에 두고 아껴 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