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몰스킨

숨어들 굴 껍데기를 찾아서

8yllihc 2007. 11. 23. 00:52

1. 자유로에서 인천공항고속도로를 타고 영종도에 간다.
분명 조개나 굴 따위를 파는 집이 잔뜩 있을 것이다. 하지만 차 때문에 술을 못 먹는다.
먹고 한숨 자고 오면 되지만 그럼 시간이 너무 늦는다. 아예 다음날 돌아오지 않는 이상 무리. 곤란.

2. 괜히 불꺼진 헤이리를 돌아다니다가 근처에 밥도 팔고 술도 파는 집이 있으면 쓱 들어가서 배를 채운다.
잠도 잔다. 하지만 원래 23일의 목적은 굴. 싱싱한 굴이 아닌가!
그리고 지금은 겨울이라 불꺼진 헤이리의 낭만 어쩌구 하면서 돌아다녀봤자 길어야 15분일걸.

3. 그렇다면 원래의 계획대로 굴찜을 먹는다.
손으로 10개를 까 먹으면 소원 들어주기 내기도 걸려있으니 역시 굴찜이려나?
가까우니 술을 먹어도 별 부담없고 늘어지기 좋은 깨끗하고 욕조가 큰 방도 있다.
무난한 선택. 하지만 굴찜은 진짜 바다가 될 수 없다.

4. 외곽순환고속도로를 달려 우리집을 지나 광릉으로 향한다.
어쩌면 바다보다 산이 나을지도 몰라. 어쨌든 나무냄새는 로맨틱 하니까.
하지만 문제는 송추 IC에서 길이 엄청나게 막힐 것이고, 다시 돌아오는 길이 너무 멀다는 것. 잘 모르겠다.

5. 나는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냉혈 납치범으로 변신해 다짜고짜 차를 몰아 동해로 떠난다.
아니면 온천마을 두루치기 집으로 향한다. 밤은 따뜻하고 길고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아서
역시 이렇게 하길 잘 했어 라고 생각하겠지만, 돌아오는 아침엔 말을 잃을지도 모른다.


갑자기 생각났는데.
나중에 '굴 연인을 위한 가이드북' 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한권 써야겠다.